전기차 올라탄 코윈테크·화승 "실적 질주, 이제 시작"

입력 2022-01-12 17:09   수정 2022-01-20 15:45


12일 충남 아산 코윈테크 공장. 8250㎡ 규모 제4공장을 짓기 위한 기초공사 준비가 한창이다. 최근 급증하는 계약 물량을 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2차전지 제조공장 자동화설비 전문기업인 코스닥시장 상장사 코윈테크는 미국 전기차 기업과 작년 12월 22일 78억원 규모 공급계약을 맺었다. 코윈테크 관계자는 “이번 계약은 초도 계약 물량이며 앞으로 10Gwh(기가와트시) 단위 이상 공급 계약으로 이어지면 관련 매출은 10배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했다.
배터리·냉각부품 중요성 커져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글로벌 전기차 산업을 타고 급성장하고 있다. 배터리부터 내장재까지 다양한 신제품을 개발하며 현대자동차 및 글로벌 전기차회사를 상대로 잇따라 계약을 따내고 있다.

자동차 고무부품 생산 전문기업 동아화성은 최근 전기차 배터리팩 케이스의 기밀성을 유지하는 개스킷을 개발했다. 미국 자동차회사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차 모델 볼트에 전량 납품된다. 이 회사는 고무·플라스틱을 활용해 내연기관 자동차용 흡기호스를 연간 1056만 개 생산하는 세계시장 1위(14.1%) 강소기업이다.

동아화성 관계자는 “합성고무(EPDM)로 만들어진 개스킷은 배터리 화재에도 불이 붙지 않게 난연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동아화성은 또 탄력이 있으면서 가벼운 고무합성플라스틱(TPV) 소재 수소전기차용 흡·배기 호스를 생산해 전량 현대차 넥쏘용으로 공급하기 시작했다.

자동차용 고무제품 생산기업 화승도 신소재를 적용한 냉각 호스를 개발해 현대차의 전기차 모델 코나용으로 납품하고 있다. 화승 관계자는 “전기차 매출 비중이 이미 10%가량 됐으며 앞으로 2000억원 이상 매출이 새로 발생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부품 수 줄지만 단가는 높아
전기차로 전환되면 내연기관용 부품이 빠지는 대신 새로운 고부가가치 부품 필요성이 높아진다. 차량 제조 가격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배터리와 인버터(직류-교류 변환기), 급격하게 빨라지는 모터의 회전 속도를 견딜 수 있는 초고속 베어링, 600V(볼트) 이상 고전압 전류를 소화할 수 있는 릴레이(배터리와 모터 등을 연결하는 부품) 등이 대표적이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소비자가격 4700만원의 전기차 한 대를 제조하는 데 배터리에만 1200만원, 모터와 인버터에 400만원, 전력분배 관련 부품에 300만원이 투입된다. 전기차 생태계가 유지되기 위한 급속 충전기 등도 새로운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 전기차 보급과 궤를 같이하는 자율주행 기술이 발전할수록 고성능 카메라와 라이다(빛을 이용한 거리 측정기) 등 각종 센서의 중요성도 커진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자동차 한 대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부품 수는 내연기관차 3만 개에서 전기차 1만5000개로 줄어들지만 고가의 센서 등으로 인해 개별 부품 단가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생 전기차 회사, 핵심 고객 떠올라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전통적인 완성차 회사 이외에 미국의 테슬라와 리비안, 중국의 니오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전기차 회사에 납품함으로써 부품사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자동차 전기전자장비 모듈 전문업체 덕일산업은 최근 미국 전기차 기업 리비안의 전기 픽업트럭 모델 R1T용 전동시트 스위치 모듈 10만 개 공급 계약을 맺었다. 미국 전기차기업 테슬라에도 전동시트 스위치를 연간 10만7000개 공급하고 있다.

기존 제품을 납품하더라도 전기차에서 수익성이 크게 좋아지는 경우도 있다. 소음과 진동을 잡는 자동차 내장재 전문기업 NVH코리아가 대표적이다. 기존 내연기관차에는 전·후륜구동의 차이 때문에 차종별로 달리 제작해야 했던 내장재를 전기차 시대에는 평평한 바닥의 단일 차체용으로 통일하면서 생산성이 높아졌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몇몇 부품사가 선제적인 투자로 일부 성과를 내고 있지만 정부의 정책적 지원은 늦은 감이 있다”며 “정부 예산과 인력을 대폭 늘려 2026년까지 자동차 부품사 1000곳의 전기차 부품사로의 전환을 돕지 않으면 한국의 전체적인 전기차산업 공급망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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